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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aily/영혼의 단짝 토리

[기록] 6살 푸들 강아지 건강검진 비용과 과정

원인을 알 수 없는 강아지 앞가슴 통증과 구토 증상으로 건강검진을 하게 된 이야기

 

[첫째 날] 11월 29일

토리의 몸에 이상함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날.

6살 푸들인 토리는 평소에 앞발을 들고 뒷발로만 껑충껑충 뛰는 행동을 많이 하는데 이날은 한 번도 뛰지 않고 뛰려고 할 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. 그리고 안아줄 때 앞가슴 쪽을 잡아 들어 올리는데 갑자기 깨갱하는 평소 들어보지 못한 소리를 냈다. 그리고 목욕시키고 수건으로 털을 비빌 때 앞가슴 쪽을 비비자 또 깨갱 하는 소리를 냈다.

 

<건강문제 발생>

  1. 평소 잘만하던 뒷발 서기를 못함
  2. 앞가슴에 통증을 느껴함
  3. 헛구역질 함
  4. *배변활동과 식욕, 놀이 흥미는 문제가 전혀 없음

 

[둘째 날] 11월 30일

남편한테 급하게 문자

이날은 재택근무라 다행히 하루 종일 토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. 전날 이상함을 체크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고 병원을 가려고 했다. 일하고 있는 내 무릎 위로 평소처럼 토리가 뛰어오르려고 하다가 갑자기 멈짓하면서 깨갱 소리를 냈다. 전날보다 큰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 바로 동물병원에 갔다. 내가 의심됐던 부분은 외과적으로는 앞다리에 문제가 생겼거나 내과적으로는 심장이나 폐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았다. 

 

동물병원에 가서 앞가슴 쪽에 통증을 느껴하는 것 같다고 말하자 수의사는 강아지는 말을 할 수 없는 동물이기 때문에 배를 아파하는 걸 수도 있다고 했다. 특히 췌장 쪽에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이 있으니 췌장염 검사를 해보자고 권유하셨다. 6살 노령견으로 진입한 올해 토리 건강검진을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왕 이렇게 된 거 할 수 있는 검사는 전부 해달라고 했다.

 

<검사 목록> 

  1. 다리가 아파서 그런 걸 수 도있으니 슬개골 탈구 검사 요청
  2. 심장 쪽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심장초음파 요청
  3. 매달 사상충 약을 먹이고 있으나 혹시 모르니 심장사상충 검사 요청
  4. 예방접종을 위한 항체가 검사 요청
  5. 췌장염 검사_수의사 권유
  6. 복부 초음파_수의사 권유
  7. 혈액검사_수의사 권유 

=> 이 정도 검사항목이면 노령견 건강검진으로 웬만한 건 다 했다고 봐도 된다고 하셨다.

 

<검사 결과>

  1. 엑스레이 슬개골 검사: 6살 푸들이지만 2살처럼 정말 최고 건강하다고 함
  2. 심장초음파 : 문제없음
  3. 사상충 키트 검사 : 문제없음
  4. 항체가 검사 : 파보만 다시 접종하면 된다 함 > 하지만 지금 컨디션이 안 좋으니 한두 달 뒤에 접종받기로 함
  5. 췌장염 키트 검사 : 문제없음
  6. 복부 초음파 : 췌장, 대장, 위 > 초음파상 문제없음
  7. 혈액검사 : 약간 간수치가 높으나 문제 될 것이 없다 하심
  8. 체온: 살짝 높다고 함

=> 건강검진상으로는 별 문제가 없다고 했다.

다만 검진과정에서 초음파로 가슴 쪽을 대니 고통을 느껴하는 것 같다고 했다. 일주일치 해열제+진통제 처방과 항구토 주사를 맞고 집으로 돌아왔다. 사실상 어디가 아픈지 모르는 상태에서 치료약이 아닌 임시방편 약 처방이었다. 어디가 아픈지 못 찾고 진통제만 처방받은 것이 마음에 너무 걸렸다. 하지만 과하다 싶을 정도로 검사를 했는데 별 이상 없다고 하니 일반인 나로서 알 수가 있냐 말이다!

=> 기본 진료비와 약값, 주사값을 포함해서 총 비용은 540,200원이 나왔다. (참고로 광주광역시 소재)

<반려견 건강검진 세부 항목별 비용>
1) 혈액검사(혈액화학검사 14항목) : 115,000원
2) 혈액검사(*CBC, *CRP, *전해질) : 96,000원
3) 복부 초음파 : 55,000원
4) 췌장염 검사 : 55,000원
5) 심장사상충 검사 : 45,000원
6) 항체가 검사 : 55,000원
7) 방사선(엑스레이)검사 : 66,000원

 

 

[셋째 날] 12월 1일 

전날 처방받은 약을 먹이고 잠을 잤는데 새벽 3시 30분에 침대에서 같이 자던 토리가 누워있는 상태에서 토를 했다. 병원을 다녀온 지 하루도 안돼서 구토를 한 것이다. 병원을 가기 전에는 헛구역질만 하던 아이가 이제는 구토까지 하니 너무 당황스러웠다. 주사도 맞고 약도 먹이고 재웠는데 이런 증상을 보이니 가슴이 답답했다. 혹시 검사에서 중요한 걸 놓친 건 아닌가 하고 별의별 생각이 들었다. 눈앞에서 아파하는데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너무 화가 났다.

누워서 그대로 구토한 토리

황갈색 구토(사진은 한번 닦고나서 찍은 사진)

[셋째 날] 12월 2일 

딱 하루, 혹시 모르니 경과를 보자 생각하고 재택근무를 신청해 토리를 관찰했다. 이때까지도 먹는 것 잘 먹고 똥오줌은 잘 쌌다. 다만 뛰어오르거나 수시로 하던 기지개 펴기를 하지 않았다. 수시로 헛구역을 했으며 입안까지 구토가 나왔는지 뱉지 않고 다시 삼키는듯한 모습을 보였다.

 

[넷째 날] 12월 3일

출근시간이 이른 남편이 먼저 나가고 한참 더 자고 있는데 거실에서 토리가 토하는 소리가 들려 번개같이 일어나 달려갔다. 미끄럼 방지 매트에 세 군데나 크게 토했놨고 전날 먹은 사료가 전부 나왔다. 색상도 황갈색, 샛노란색으로 보였다. 오전에 다시 동물병원으로 달려갔다. 아픈 게 확실한데 어디가 아픈지 모르니 너무 걱정이 되었다. 

모자이크 처리한 토사물

다시 찾아간 병원에서는 이런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황을 병명으로 정의하지 못하고 증상명으로 진단한다고 하셨다. 보통 췌장 쪽에 문제가 생기면 이러는데 췌장염 키트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했기 때문에 배재하고.. 아무래도 소화기 쪽에 복합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하셨다. 

 

이날 다시 항구토 주사를 맞고 추가로 프로멕스라는 유산균을 처방받았다. 가격은 22,000원으로 동물병원에서 구매 가능하다고 적혀있어서 2번째 구입도 당연히 동물병원에서 구매했는데(처방전 없이 그냥 구매 가능하다고 한다) 인터넷에서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 같다.

주사기 형태로 생긴 유산균 제퓸, 하루에 한번 총 3일 용량이 들어있다.

 

[다섯째 날] 12월 4일

재택근무가 아닌 날은 친정엄마가 토리를 돌보는데, 오전에 한번 토하고 오후에 헛구역질을 했다고 한다. 전날부터 유산균을 먹이기 시작해서 이날까지 2회 유산균을 먹은 상황이 있었다. 

 

[여섯째 날] 12월 5일 

프로멕스 유산균 3회 차까지 먹이고 나서야 구토와 헛구역질 증상이 없어졌다. 이게 유산균을 먹여서 그런 건지, 시간이 해결해준 건지는 알 수 없었다. 그래도 먹이고 나서 효과가 난 건 처음이라 병원에서 유산균을 3일 치를 한 번 더 구매했다. 

 

[이후 차도]

일주일이 지난 12월 5일부터 더 이상 구토 증상은 없어졌고 차츰 기지개 피는 모습과 껑충 뛰어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. 도대체 이유가 무엇이었을까? 안 아프고 건강검진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픈 상황에서 건강검진을 해서 마음이 안 좋았다. 그리고 정확하게 아픈 곳을 알아내지 못하는 동물병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서 건강검진도 제대로 한 것이 맞나 의심까지 들었다. 이전에 토리 눈 문제로 이미 지방 동물병원에 환멸을 느껴버린 터라 더욱 그랬다. 

차분하게 먹을때도 있지만 허겁지겁 먹을때도 있다.

내가 생각해본 원인으로는 딱딱한 간식 급여 때문에 위장에 문제가 생겼던 건 아닐까 생각해봤다. 토리는 말린 닭 모래집을 즐겨 먹는데 이게 상당히 딱딱하다. 일 년 정도 급여했던 간식이라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, 문득 허겁지겁 먹다 목에 걸려 컥컥거렸던 것이 생각이 났다. 이걸 무리하게 삼키는 것도 문제지만 위장에 상처를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그래서 이후 딱딱한 간식은 일절 주지 않고 전부 말랑말랑 한 것만 주고 있다. 이게 원인이 아닐 수 있지만 가능성이 있는 문제는 전부 없애는 것이 맞는 것 같다.

 

너무 연약한 우리 토리 ㅠ 정말 조심해야겠다. 

토리야 오래오래 건강하게 같이 살자-!

 

내사랑 토리 아푸지마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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